어떤 병인가요?
다친 곳이 아무는 데는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그 기간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면 만성 통증이라고 부릅니다. 대개 세 달을 넘겨 이어지는 통증을 말합니다.
만성 통증은 어떤 병의 증상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병입니다. 그래서 원인이 된 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드문 일도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말의 뜻
많은 분이 이 말을 듣고 꾀병 취급을 받았다고 느낍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영상 검사는 뼈와 디스크, 장기의 모양을 보는 것입니다. 신경계가 얼마나 예민해져 있는지는 어떤 사진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것은 위험한 병이 없다는 뜻이며, 아프지 않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통증은 환자분이 아프다고 하는 그만큼이 사실입니다.
왜 계속 아픈가요?
신경계가 통증에 예민해집니다
처음에는 다친 곳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통증 신호가 오래 반복되면 신경계 자체가 달라집니다. 통증을 전달하는 길이 점점 더 잘 열리도록 바뀌고, 통증을 눌러 주던 뇌의 조절 기능은 약해집니다. 그러면 작은 자극에도 크게 아프고, 아프지 않아야 할 가벼운 스침조차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원래 다친 곳이 다 나아도 통증은 남습니다. 이것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에 실제로 일어난 변화입니다.
그리고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통증은 통증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몸과 생활을 함께 끌고 내려갑니다. 이 고리는 어느 한 곳에서 끊어야 합니다.
- 1아파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움직이면 더 나빠질 것 같아 몸을 사리게 됩니다.
- 2근육이 빠지고 관절이 굳습니다. 쓰지 않은 몸은 빠르게 약해집니다.
- 3약해진 몸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더 아픕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듭니다.
- 4통증 때문에 잠을 설칩니다. 자다 깨고, 깊이 자지 못합니다.
- 5기분이 가라앉고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 6잠이 부족하고 기분이 가라앉으면 신경계는 통증에 더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처음보다 더 아픕니다.
이 고리에서 가장 끊기 쉬운 곳은 첫 번째 칸입니다. 움직임을 조금 되찾으면 잠이 나아지고, 잠이 나아지면 통증이 덜 느껴집니다. 그래서 치료는 대개 움직임에서 시작합니다.
이런 증상이면 바로 진료받으십시오
오래된 통증이라도 이럴 때는 다시 살펴야 합니다
- 통증의 양상이 갑자기 달라진 것: 늘 아프던 곳과 다르게 아프거나 성격이 바뀐 경우
- 새로 생긴 힘 빠짐이나 저림
- 대소변을 조절하기 어려워진 것: 응급일 수 있습니다
-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밤에 유난히 심해지는 통증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생긴 새로운 통증
- 기분이 심하게 가라앉거나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마지막 항목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통증이 오래되면 마음이 지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며, 약하거나 이상해서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혼자 견디지 마시고 진료 때 말씀해 주십시오. 그 이야기를 했다고 통증 치료가 중단되거나 마음의 병으로 넘겨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늘어납니다.
어떤 검사를 하나요?
검사는 두 가지 목적으로 합니다. 하나는 놓치면 안 되는 병이 숨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 통증이 생활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입니다.
| 내용 | 확인 항목 |
|---|---|
| 문진과 진찰 | 통증의 위치와 성격, 언제 심해지는지, 무엇이 어려워졌는지 |
| 통증 점수 | 지금 아픈 정도. 치료 전후를 비교하는 기준이 됩니다 |
| 기능 설문 | 잠, 일, 집안일, 걷기 등 통증이 방해하는 영역 |
| 기분 상태 확인 | 우울감과 불안이 함께 있는지. 통증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
| 영상·신경 검사 | 구조적인 병이나 신경 문제가 있는지. 필요할 때만 합니다 |
통증 점수를 매기는 이유
통증은 측정하는 기계가 없어 환자분의 말씀이 유일한 자료입니다. 그래서 숫자로 남겨 두고 치료 전후를 비교합니다. 중요한 것은 0이 되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줄었는지입니다. 점수가 그대로여도 외출이 늘고 잠을 더 잔다면 치료는 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치료하나요?
먼저 치료의 목표를 맞춥니다
만성 통증에서 목표는 통증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래된 통증을 완전히 없애 드리겠다는 말은 정직한 약속이 되기 어렵습니다. 목표는 통증이 있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외출하고, 일하고, 잠을 자고,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통증도 대개 함께 줄어듭니다.
치료의 중심은 운동입니다
여러 방법 가운데 근거가 가장 좋은 것이 운동입니다.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올리고, 잠과 기분까지 함께 좋아지게 합니다. 다만 방식이 중요합니다.
- 아프지 않은 날에 몰아서 하지 않습니다. 좋은 날 무리하면 다음 며칠을 잃습니다.
- 오늘 편하게 할 수 있는 양보다 조금 적게 정해 두고 매일 같은 양을 합니다.
- 그 양을 몸이 놀라지 않을 만큼만 아주 조금씩 늘려 갑니다.
- 통증이 조금 올라가도 다음 날 회복되면 괜찮습니다. 위험한 신호가 아닙니다.
- 걷기, 물속 운동, 실내 자전거처럼 부담이 적은 것부터 시작합니다.
함께 쓰는 방법들
- 잠 관리: 잠이 좋아지면 통증이 덜 느껴집니다. 순서를 바꿀 수 없는 치료입니다.
- 물리치료: 온열과 경피적전기신경자극(TENS)으로 통증을 덜어 운동을 시작하게 합니다.
- 약물: 통증의 종류에 따라 쓰는 약이 다릅니다. 담당의가 정합니다.
- 신경 차단: 특정 신경이 통증의 통로일 때 그 신호를 끊어 운동할 여유를 만듭니다.
- 통증에 대해 배우기: 통증이 왜 계속되는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줄어듭니다.
- 심리적 접근: 통증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참으면 낫는다는 말
낫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통증 신호가 반복될수록 신경계는 그 신호를 더 잘 전달하도록 바뀝니다. 참는 동안 예민해진 신경계는 나중에 되돌리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참는 동안 움직이지 않게 되고, 근육이 빠지고, 잠을 잃습니다. 통증이 세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면 그 전에 진료를 받으십시오.
진통제를 계속 늘리면 된다는 생각
만성 통증은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약은 통증을 줄여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용량을 계속 올리면 효과는 그만큼 늘지 않으면서 몸에는 부담이 쌓입니다. 오래 쓰면 의존이 생기거나, 약을 줄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약이 잘 듣지 않는다고 스스로 늘리지 마시고 담당의와 상의해 주십시오.
심리적 접근은 마음의 병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부분을 오해하면 치료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심리 치료를 권해 드리는 것은 통증이 마음에서 왔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오래된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고, 그 기술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 통증이 심해질 것 같은 상황을 미리 알아차리고 대비하는 법
- 통증이 올라온 순간 몸의 긴장을 푸는 법
- 할 일을 하루에 몰지 않고 나누어 배치하는 법
- “이러다 더 나빠질 것이다”라는 생각이 통증을 키운다는 것을 아는 법
생활에서 지킬 것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
- 하루의 활동량을 고르게 나누십시오. 좋은 날 몰아서 하고 며칠 앓아눕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 잘 시간과 일어날 시간을 일정하게 하십시오. 낮잠은 짧게만 주무십시오.
- 아프더라도 매일 하는 일 하나는 남겨 두십시오. 짧은 산책이면 충분합니다.
- 통증 일기를 간단히 남기십시오. 무엇을 한 날 심해지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 가족에게 지금 상태를 설명해 두십시오. 보이지 않는 통증은 설명해야 이해받습니다.
| 상황 | 이렇게 하십시오 | 이건 피하십시오 |
|---|---|---|
| 통증이 심한 날 | 양을 줄이되 아예 멈추지는 않기 | 온종일 누워서 보내기 |
| 통증이 덜한 날 | 정해 둔 양만 지키기 | 밀린 일을 한꺼번에 해치우기 |
| 잠이 안 올 때 |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기 | 잠들 때까지 휴대전화 보기 |
| 기분이 가라앉을 때 | 진료 때 있는 그대로 말씀하기 | 혼자 참고 넘기기 |
좋아지는 모습은 이렇게 옵니다
통증이 매일 조금씩 줄어드는 방식으로 오지 않습니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이 번갈아 오면서, 나쁜 날의 간격이 벌어지는 방식으로 옵니다. 그래서 하루 이틀 나빴다고 치료가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몇 주 단위로 보면 방향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제가 예민한 건가요?+
통증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나요?+
아픈데 운동을 해도 정말 괜찮은가요?+
진통제를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요?+
심리 상담을 권유받았는데, 제 통증이 마음 때문이라는 건가요?+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이 글에서 설명한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진료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보험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서울힘터재활병원은 진찰과 표준화된 평가로 지금의 상태를 먼저 잽니다. 거기에 맞춘 계획을 세우고, 4주마다 다시 평가해 나아지지 않으면 방법을 바꿉니다.
본 내용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실제 치료는 담당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십시오.
참고: 재활의학 제6판 45장 만성통증